*부산, 한국 (「空の冒険」 중에서) : 요시다슈이치(吉田修一)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한국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는 몇 번인가 간적이 있는데, 부산은 처음. 무척 가깝다고는 듣고 있었지만, 거 참 정말로 가까웠다. 후쿠오까(福岡)에서 온 친구는 50분 만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금번 부산을 방문한 목적은 ‘부산 국제 영화제’. 졸저(拙著) ‘퍼레이드’가 영화화되어, 월드프리미어가 행해진 것이다.
통상 이런 종류의 영화제는, 감독이나 주연배우들이 참가하는 것으로, 원작자등을 부르는 건 아니지만, 감독의 유키사다이사오(行定勳)씨와는 구지 사이고, 부산에 간 적 없고, 담당 편집자인 C씨도 ‘간장게장 먹고싶다!’라고 하지, 그래서 반 강제로 참가하게 된 것이다.
이 부산 국제영화제, 2009년으로 14회째를 맞이하는 아직 비교적 젊은 영화제인데, 환갑은커녕 마수(米壽)를 넘은 미국의 아카데미상에 비하면, 지명도는 낮지만, 아무튼 영화를 좋아하는 제작자들과, 아무튼 영화를 좋아 하는 관객들과, 그리고 그 고장을 무척 좋아하는 부산 사람들이 모여서, 그건 마치 도시를 통틀어 축제가 되고 있었다.
이번에 가장 놀랍고 또 감동한 것이, 그늘에서 진력하는 사람이 되어 영화제를 떠받치는 봉사자들의 모습이었다. 우선 부산공항을 나서자, 영화제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를 입은 청년이 차에 안내를 해 준다. 안내해줄 뿐인 사람이라면 다른 영화제에도 있을 터이나, 이 청년의 태도라던가 표정에는 역역히 환영의 빛이 보이는 것이다.
물론 ‘부산에 어서 오십시오’ 라고 입으로 말하는 건 손쉽고, 실제로 그런 말을 건네준건 아니지만, 짐을 들어주려고 하는 청년의 태도라던가, 휴대전화를 자동차를 돌리라고 드라이버에게 연락하는 청연의 목소리에서, ‘어서 오십시오 부산에. 영화제 줄겨주세요’라고 하는 기분이 스며나오고 있는 것이다.
공항에서 호텔로는 물론, 호텔과 이벤트회장으로의 송영(送迎), 이벤트회장의 접수도 경비도, 머리 여기저기에 있는 안내소에도, 그들, 맞춤 티셔츠를 입은 봉사 젊은이들이 있었다. 어떤 사람은 감독이나 배우들을 돌보고, 어떤 사람은 회장에서티켓을 팔고, 또 어떤 사람은 회장 경비에 서고, 프로 기자들과 나란히 서서 각종 이벤트 촬영까지 하는 자도 있었다.
매뉴얼이 있는 것도 아닐테고, 봉사이므로 보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맟춤 티셔츠를 입은 누구나가, 공항에서 마중나와준 청년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일하고, 눈치가 빠르며, 예의 바르고, 그 전신으로 방문자들을 환영해 준다.
친한 친구의 집을 방문했다고 해야 좋을는지, 아무튼 영화제 전체, 아니 부산의 거리 전체가, 친한 친구 집과 같은 인상이었다.
호텔에 먼저 와있던 행정감독이, ‘아무튼 부산은 덥다구요. 모두 도시락을 가지고 모여서, 영화제를 고조시키고자 하는 기백 같은 것이 전해오는 겁니다’ 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매년 참가하고 있다는 행정(行政)님이, 이 영화제를 더없이 사랑하는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이런 영화제에서 소중이 받들고 있는 행정님이 약간 부러울 정도였다.
생각해보면, 행정감독과 처음으로 만난 것은, 지금부터 이미 8년전이나 된다. 감독은 큐슈 구마모토(熊本) 출신, 그리고 난 나가사키(長崎) 출신, 피차 68년 탄생으로 연령도 같으며, 둘 다 18세에 상경하고 있으므로, 공통점은 상당히 많다. 이어 분야는 다르지만 서로 커다란 상을 받은 것이 또 같은 때이고, 결과, 밑바닥 시기도 똑같았다.
예를 들어 고교 시대, 만약 감독과 틀라스메이트였다면 하고, 이전에 문득 생각한 적이 있는데, 필경 친구는 되지 않았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잘 설명할 수는 없는데, 예를 들어 같은 영화를 좋아 하지만, 좋아하는 이유가 전혀 다른 사람끼리라고나 하면 될는지. 아무튼 별수 없는 일이지만, 유키사다(行定)와 요시다(吉田)여서, 출석부 순이라면 책상을 나란히 했을 가능성도 높다.
부산에서 3일간 함께 지내면서, 새삼 유키사다님이라는 건 태어날 때부터 영화감독이었구나 라고 생각하는 일이 여러번 있었다.
유키사다님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그는 사교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다만, 이 보인다는 것이 심상치 않아서, 이벤트쇠장에서도 야회(夜會)에서도, 이야기가 많고, 주위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관찰해 보면, 그를 모두가 바라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그 쪽에서 모두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은, 단지 그가 다변(多辯)인 인간이라고 생각할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다변은 자신에게 주목을 모으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동시에 보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억지 쓰는 건 아니지만 그건 영화의 촬여현장에서 첫째 감독에게 요구되는 재능같은 기분도 든다.
또한 행정(行政)씨는 사람을 소재해주는 일을 무척 잘한다. 금번 부산에서도 행정씨 덕으로 많은 분들과 알게 되었다. 이쪽과 상대 사람들은 손쉽게 소개하는 수법은 게스트의 인생을 15초로 소개하는 ‘데츠꼬의 방(徹子の部屋)에서의 해프닝과도 필적한다.
그리고 또 여기서 영화감독답구나 하고 생각되는 것이, 그렇게 해서 어떤 사람과 어떤 사람을 만나게 했을 때, 거기서 생기는 공기라고 할까, 색깔이라고 할까, 범인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뭔가를 행정(行政)씨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하양과 검정을 섞으면 회색이 된다. 빨강과 파랑을 섞으면 보라가 된다. 그러한 변화가 그에게는 확실하게 보인다고.
덧붙여서 영화제에서 상영된 [퍼레이드]는 대성황이었다.
후지와라다츠야(藤原辰也)님, 가리나(香里奈)님, 간지야(貫地谷)시보리님, 하야시겐토(林遣都)님, 그리고 고이데게이스케(小出惠介)님과, 쟁쟁한 배우님들이 출연하고 있다.
자서(自著)가 영화화된다는 것은 기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데, 금번 ‘퍼레이드’의 캐스팅에 관해서 말하자면, 마치 그들을 모델로 자신이 소설을 쓴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스트린 속의 등장인물들에 끌려들어가고 말았다. 원작 가운데 내가 그리고자 한 색이, 역시 감독에게는 보였다고 바께는 할 말이 없다.
그러고 보니, 금번 숙박한 호텔은, 아름다운 비치 변에 세워져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방의 창에서 보인 것은 바다가 아니라, 부산의 거리 쪽이었다. 대성황이었던 이벤트를 끝내고, 맛있는 불고기를 맘껏 먹은 뒤, 거나하게 취해 방으로 돌아와, 한동안 창으로 경치를 바라보았다. 취한 눈에 네온 빛의 한글 간판이 드문드문 보인다.
‘퍼레이드’라는 작품은, 내게 있어서도, 앞서 나온 편집자 C씨에 있어서도, 처음으로 해외에서 번역된 작품이었다. 한국의 출판사로부터 보내진 한국판 ‘퍼레이드’를, C씨가 일단 열어는 보았으나, 모두 한글 문자였기 때문에, 무엇이 쓰여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어, 2주간이나 데스크 발밑에 방치했다고 하는 웃기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자신의 책이 서점에 진열된 것 마저, 아직 확실하게 믿을 수 없을 때였다. 그것이 바다를 건너, 그 나라의 언어가 되고, 그것을 읽어준 분들과 같은 극장에서, 영화로 된 그 작품을 본다.
보통은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와 마주하는 것만의 나날인데, 때로는 이러한 상도 순수하게 받아들이자고 생각한, 기분 좋은 부산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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