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산다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 五木寬之의 「大河の一滴」 中에서
우리들은 ‘울면서’ 이 세상에 태어났다. 우리들은 죽을 때 오직 혼자서 간다. 연인이나 가족이나 친구가 있다고 해도 함께 죽을 수는 없다. 사람은 서로 의지하면서 살지만, 최후는 결국 혼자서 죽는 것이다.
얼마만큼의 사랑과 선의에 감싸여서 간병을 받는다 해도, 죽음이란 자기 책임으로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식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자식도 부모를 기대하는 게 아니다. 사람은 사랑하지만 그건 되돌림을 기대하는 일이 아니다. 사랑도, 배려도, 봉사도, 일방적으로 이쪽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각오를 했을 때 뭔가가 탄생한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있을 때야말로 뜻하지 않게 타인으로부터 받는 친절함이나 작은 배려가 ‘마른하늘에 비’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 때 스스로 끓어오르는 감정이야말로 진정한 감사라는 것이리라. 친절함에 익숙해져버리면 감사하는 기분이 자연히 사라져간다. 그러므로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언제나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최초의 지점으로 되돌아가면서 살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남편은 아내에게 기대해서는 안 된다. 아내도 남편에게 기대해서는 안 된다. 애정도 가정도, ‘노(老)・병(病)・사(死)’ 한다. 자연히 지속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국민은 나라에 정성을 다하는 일은 해도 국가나 정부를 의지해서는 안 된다. 은행이나 기업이나 근무하는 회사를 기대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마음이나 정신에 대한 것들을 절이나 교회에 맡길 수도 없다. 삶의 방식을 사상가나 철학자에게서 배울 수도 없다.
학생은 교사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교사도 학생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만약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사이에 일시적이긴 해도 연대감과 같은 것이 성립되는 순간이 있다고 하면, 그건 굉장한 일이다. 우리들은 그런 일을 기적을 만난 듯이 감동하고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가끔 그런 순간이 성립되는 거다, 라는 기억을 깊이 마음속에 새겨놓자. 
기록은 없어져도 기억은 남는다. 그 기억은 언젠가 또 우리들이 ‘마음 약해질’ 때, 틀림없이 커다란 역할을 다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