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년(熟年) 건강법 : 와타나베준이치(渡辺淳一)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건강이란 무엇인가. 그 정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한마디로 말하자면, ‘전신의 피가 술술 흐른다.’ 라고 하는 것이 가장 알기 쉽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피는 전신의 조직에 산소와 영양을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어, 피가 순조로이 흐르지 않으면, 그 앞의 조직에 다양한 변화가 생겨버립니다. 예를 들어 그 부분이 위축된다거나, 조직이 무너져 궤양이 생긴다거나, 나아가서는 괴사(壊死)를 일으켜 탈락하는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병은 우선 피의 흐름이 침체되는 것으로서 생깁니다. 헌데 온몸의 혈관에는 모두 신경이 함께 달리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혈관을 감독하는 것처럼 항상 신경이 달라붙어있어, 이 신경에 따라 혈관은 열렸다 닫혔다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어느 친한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네...?’ 하면서 한순간 얼굴이 창백해집니다. 이는 마음의 놀라움이 신경을 따라 혈관을 움직이게 해서 일시적으로 피의 흐름이 억제되어 생기는 겁니다. 반대로 심한 운동을 했을 때 등은 혈관이 열려서, 얼굴은 홍조(紅潮)를 띱니다. 마찬가지로 한여름 무더울 때, 혈관은 열려서 열을 방산하도록 하고, 겨울 추울 때는 혈관이 닫혀 열의 방산(放散)을 막습니다.
이처럼, 인체(人體)는 항상 전향적(前向的)으로 살아가도록, 합목적(合目的)으로 만들어져 있는 겁니다. 그리고 혈관이 닫히도록 일하는 게 교감신경(交感神經), 열리도록 일하는 게 부(副)교감신경으로, 이 양자를 합쳐서 자율신경이라 부릅니다. 이 신경은, 처음에 말했듯이 마음의 상태, 이른바 정신 상태에 따라 커다랗게 좌우됩니다. 예를 들어 긴장하거나 불쾌하다거나 불안할 때, 이른바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교감신경이 우위(優位)로 움직여 혈관이 좁아져서 피의 흐름이 나쁘게 됩니다. 반대로 즐겁다거나, 느긋해있을 때, 푹 쉬고 있을 때는 부교감신경의 주도(主導)로 혈관이 열리고, 피의 흐름이 좋아집니다. 이런 것들은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경험에서 체험되는 일로서, 예를 들어 싫은 상사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을 때 등은 긴장과 불쾌감으로 좀처럼 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사와 헤어져 서 혼자가 돼, 단골 선술집이나 집으로 돌아가 릴랙스 되자마자 금방 취기가 돌게 됩니다. 이는, 긴장하고 있을 때는 위나 장의 혈관이 좁아져서 알코올의 흡수가 좋지 않았던 것이, 단골 선술집이나 집에 돌아가자마자, 안심하고 혈관이 열리기 때문에, 지금까지 마신 알코올 성분이 한꺼번에 흡수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릴랙스한 일이 취기를 강하게 한 겁니다.
하긴 요즘은 집에서 부인 앞에 앉아 마시는 게 가장 긴장된다, 라는 남편도 많은 듯하니, 집에 돌아가면 된다, 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만. 허나, 부인 앞에서는 어떻게 해도 긴장된다는 사람은 욕실에 들어가서 마셔보십시오. 자택의 욕실이라면 혼자이므로 누구 하나 신경써야할 사람 없습니다. 욕조에 들어앉은 채, 탕 위에 술병과 잔이 놓여있는 쟁반을 띄워놓고, 콧노래라도 부르면서 마셔본다. 이렇게 하면 완전히 릴랙스 되는데다, 전신이 따뜻해져 혈관이 맘껏 열려 순식간에 취해버립니다. 오늘밤은 술은 적지만 취하고 싶다, 그럴 때는 이 방법이 최고로 적합하지만, 방심하다가는 욕조에서 나올 수 없게 되는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찌 되었건, 느긋하게 릴랙스 한다거나 즐거울 땐 혈관이 열리고 피 순환이 좋아지는 겁니다. 반대로 불안하거나 짜증스럽거나 재미없을 때나 화가 나 있을 땐 혈관이 좁아지고, 피의 흐름이 나빠지는 겁니다.
여기까지 알면, 어떠한 상태가 몸에 나쁜지 명백해집니다. 불쾌 불안 초조 등의 스트레스는 혈관을 좁혀 피의 흐름을 나쁘게 하므로 극력 피하도록 한다. 반대로 즐겁고 신이 날 때는 혈관이 열려서 피의 흐름이 좋아지므로 항상 그런 상태로 있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건강의 원점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때때로, 호기심 가득으로, 무엇이든 재밌어하면서 트라이(try)할 것을 권해온 것은, 바로 이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늘 즐겁고 밝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의기소침해 있거나, 슬프고 괴로운 일도 있을 겁니다. 혹은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실패하거나, 상사에게 혼이 나는 일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럴 때 기죽지 말고 잘못했으면 곧바로 ‘미안합니다.’ 라고 사죄하고, 다음 순간부터 다시 밝게 전향적으로 스타트한다. 요컨대 기분전환을 빨리 하여, 싫은 일은 극력 잊어버리고, 즐거운 일 쪽으로 내딛는다.
나의 저서 [둔감력(鈍感力)]에서 호소한 것은, 바로 이처럼 정신을 용감하게 둔감으로 만드는 겁니다. 플래티나 세대는 특히, 이 둔감한 힘을 갖추는 일이 필요합니다. 좋은 뜻으로 둔한 사람이 된다. 그리고 항상 즐거운 일, 재미나는 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쫓아간다. 이것이 전신의 피 순환을 좋게 하여, 언제까지나 마음과 몸을 건강하게 지니는 비결이기도 한 겁니다. 실제로, 항상 밝고 전향적인 사람은 압도적으로 건강하고 힘이 넘칩니다. 반대로 항상 어둡고 세세한 일에 신경 쓰며 괴로워하는 사람일수록 병이 나는 일이 많으며, 한번 병에 걸리면 회복이 늦고 평균수명도 짧은 겁니다.
건강한가아닌가는 기분을 어떻게 갖는가에 크게 영향을 받고, 그에 따라 정해지는 겁니다. 이 단순하고 중대한 일을 잊지 않도록, 그리고 기분이 저조해질 듯하면, 반드시 떠올리도록 하여 장생(長生)하십시오. 이렇게 쓰면, 오래 살아도 별 수 없고, 타인에게 폐를 끼칠 뿐이다, 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는지 모르겠으나, 그런 일은 없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산 사람은,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장수를 누리고 나서 죽는 사람은, 한 때 2,3일 잠깐 쉰 것만으로 잠자듯이 사망합니다.
이야말로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는, 안온한 대왕생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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