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목적(五木寬之作)] 중에서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일본문화원에서 이츠키히로유끼(五木寬之)의 [인생의목적]이라는 책을 빌려왔는데,
내용은 좋았으나, 인생을 거의 다 산 내게는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였다.
그래도 한 꼭지 정도는 번역해 두고 싶어 이 것을 골랐다.
* 희망이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숙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인생은 고행이다]라는 불교적 사고는 곧 [사람은 생각대로는 살 수 없다] 라는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자유라고는 해도, 실제로는 이 세상에 태어나는 조건부터가 부자유, 또한 불공평하다. [이렇게 태어나고 싶었다]고 한번이라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이 세상에 과연 있을까?
되풀이 말 하건데, [용기]나 [노력], 또는 [의지]나 [인내력] 등도, 그럴 생각이 있어서 진지하게 단련하기만 하면 반드시 몸에 붙는다고 할 수는 없다. 끈기 있게 노력하여 단련시킨다는 것도 그렇다. 끊기 있게 트레이닝을 되풀이해 단련함으로써 체력은 놀랄 만큼 향상한다. 열심히 바디빌딩을 계속하면 체력뿐만 아니라 체형까지 극적으로 바뀐다. 그건 확실할 것이다, 만약 쉬지 않고 정진하는 노력이 이어지기만 한다면.
트레이닝과 연습이 더할 수 없이 즐거운 타입의 사람들도 이 세상에는 적지 않게 있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에게 있어 단련한다는 것은 자연스런 즐거움이다. 그러나 반대로, 그러한 노력이 굉장히 싫은 성격으로 태어난 사람도 있다. 나 같은 사람이 전형적으로 그런 타입이다. 이것을 하자, 저걸 하고 싶다, 고 분발하여 시작은 하나, 곧 귀찮아져서 내던져버린다. 체육관에 다니면서 열심히 트레이닝을 한다고 해서 신장까지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열심히 바디빌딩을 해서 조각같이 멋진 근육을 만들어낸 사람이, 옆으로 볼 때는 당당하되 의외로 신장이 낮거나 한 걸 보면, [인간이란 아무리 애를 써도 모든 게 뜻대로 되지는 않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니 한심한 노릇이다.
인간에게는 무한의 가능성이 있다, 라는 말에는 어딘가 거짓이 숨어있다고 생각된다. 인간에게는 되는 일과, 그리고, 안 되는 일이 있다. 마음가짐 하나로 나이를 먹어도 젊게 보이게 할 수는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에 한하여, 노력을 계속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폭삭 늙어버린다. 늙는 것과 죽음을 좀 더 늘릴 수는 있어도, 이 세상에 불노불사는 없다. 그것이 진실인 것이다.
사람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짊어지고 나온 것이 있다. 그건 바꿀 수가 없다. 이런 사람을 부모로 갖고 싶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노력이나 향상심이나 인내 희망 등에 따라 그것을 극복하는 일은 절대로 불가능한 것이다.
부모자식 사이의 관계를 바람직한 것으로 개선할 수는 있어도, 그 관계를 지워버릴 수는 없다. 좋건 싫건 부모자식은 부모자식인 것이다. 세상에서는 그러한 것을 숙명이라고 부른다. 거기에는 운명이라는 말과는 어딘가 다른, 어쩔 수 없는, 무거운 기운이 있는 것 같다.
옛날에는 별자리로 좋고 나쁨을 말하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 지금도 적지 아니 있는 듯하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별점이라던가 혈액형에 의한 판단 같은 것에 끌리는 유행이 있는 모양인데, 아마도 장난으로 재미있어 하는 것일 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흥미본위의 장난이라고는 해도, 그 심리의 어딘가에는 별자리, 다시 말해 숙명이라는 것에 대한 감춰진 의식이 숨어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지 않을는지.
그러고 보니 다카미준(高見順)이라는 작가의 [어떠한 별 아래] 라는 작품이 있었다. 이 소설에도 숙명이라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인간이 짊어진 무거운 짐에 대한 한숨이 흐르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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