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겨울 맞이 시 3편 번역해봅니다   -   번역 [飜譯]/韓日飜譯 [한일번역]

 

겨울 나무

                     이재무

이파리 무성할 때는

서로가 잘 뵈지 않더니

하늘조차 스스로 가려

발밑 어둡더니

서리 내려 잎 지고

바람 매 맞으며

숭숭 구멍 뚫린 한 세월

줄기와 가지로만 견뎌보자니

보이는구나, 저만큼 멀어진 친구

이만큼 가까워진 이웃

외로워서 단단한 겨울나무

지금 나는 날아오르고 싶다

 

겨울 일기

                        박희준

찻물 끓는 소리

내가 그대를

그립다

그립다  

속 끓는 소리

 

 

인동(忍冬)

                           김춘수
눈 속에서 초겨울의
붉은 열매가 익고 있다.
서울 근교(近郊)에서는 보지 못한
꽁지가 하얀 작은 새가
그것을 쪼아먹고 있다.
월동(越冬)하는 인동(忍冬) 잎의 빛깔이
이루지 못한 인간(人間)의 꿈보다도
더욱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