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시 두편   -   번역 [飜譯]/韓日飜譯 [한일번역]

12월에 들어섰습니다. 비가 내리네요.

눈 내리는 게 오히려 났다 싶을 만큼 스산한 오후입니다.

 

겨울 시 두편을 골랐는데, 딸아이 말처럼 고르는 시마다

쓸쓸하고 서글픔이 감도는건 아마도 삶의 연륜때문이겠지요.

어느 분이 詩語는 따로 있다고 하시던데, 제대로 배운 일본어가 아니라서

늘 시인의 뜻을 올바르게 옮기지 못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12

정석주

해진 뒤 너른 벌판,

하늘엔 기러기 몇 점.

처마 밑

알록달록한 거미에게

먼 지방에 간 사람의 안부를 묻다  

 

12

    박재삼

욕심을 털어 버리고

사는 친구가 내 주위엔

그래도 1할은 된다고 생각할 때,

 

옷 벗고 눈에 젖는 나무여!

네 뜻을 알겠다

포근한 12월을

 

친구여! 어디서나 당하는 그

추위보다 더한 손해를

너는 저 설목雪木처럼 견디고

그리고 이불을 덮은 심사로

네 자리를 덥히며 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