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김춘수의 春B, 리듬, 모른다고 한다   -   번역 [飜譯]/韓日飜譯 [한일번역]

 

B

        김춘수

복사꽃 그늘에 서면

내 귀는 새보얀 등불을 켠다

 

풀밭에 배암이 눈 뜨는 소리

논두렁에 민들레가 숨쉬는 소리

 

복사꽃 그늘에 서면

내 귀는 새보얀 등불을 켠다

 

 리듬

             김춘수

하늘 가득히

자작나무 꽃 피고 있다.

바다는 남태평양(南太平洋)에서 오고 있다.

언젠가 아라비아 사람이 흘린 눈물,

죽으면 꽁지가 햐얀 새가 되어

날아간다고 한다.

모른다고 한다

          김춘수

산은 모른다고 한다

물은

모른다 모른다고 한다

 

속잎 파릇파릇 돋아나는 날

모른다고 한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내가 이처럼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산은 모른다고 한다

물은

모른다 모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