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大好きな李秀翼の作品三つ   -   번역 [飜譯]/韓日飜譯 [한일번역]

 

가을 언덕

                 이수익

마른 언덕에 불을 지른다.

울고 싶은 가을날에 불을 지른다.

님은 가고 풀은 시들어

언덕이 서러워 불을 지른다.

바람에 날리어라 이 불길은

내 회오(悔悟)의 눈물자국 마를 때 까지

타거라 소리없이 마른 풀잎은

내 사랑도 그렇게 가버렸으니

마른 언덕에 불을 지른다.

울고 싶은 가을날에 불을 지른다.

타고 나면 아아 그때서야 맑게 개일

나의 영혼 그리고 우리들의 결별

 

나무

                    이수익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줄을

더욱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 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신을

 

골목

                             이수익

골목은

내 어머니의

따스한 치마폭.

내가 큰길에서 당한 세상의 슬픔들을

울먹이며 부비며

털어놓는 곳.

그러면 골목은 남몰래

내 눈물 훔쳐주고

내 시름 가만히 다독거려준다.

늦은 밤 찾아드는 골목은

내 고백의

깊은 聖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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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를 일본인 친지가 붓글씨로 써 보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