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내리는 눈이 가슴을 적십니다   -   잡문 [雜文]




아침에 창문을 여니 눈발이 흣날리고 있었습니다.
춘삼월에 눈이라니, 아직도 겨울은 이 세상에 미련이 남았단 말인가.
어제 문상 갔던 사돈 할머니의 발인이 오늘이라더니, 百歲의 수명을 누리고
가시면서도 눈을 흣뿌리도록 아쉬움이 남았단 말인가....

과연 인간의 수명은 누가 결정하는 것일까....
우리 어머니와 그 사돈분은 동갑이었는데, 우리집과 사돈을 맺던 때부터
혼자서 일어서지도 못할 만큼 하반신이 부실했던 그 분은 백년을 사셨거늘,
몸은 약해도 강단이 있으시던 우리 어머니는 그 분보다 40년이나 덜 사시고
나이 육십에 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게 또한번 억울하게 느껴집니다.

창을 열고 땅에 닿자마자 슬어지는 눈을 바라보면서
아아, 봄을 맞이하려면 저마다 슬픔 그리움 안타까움의 가슴앓이를 해야 하나보구나,
작은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