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조미료 : 阿刀田高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모두들 변하지 않았네’
에이꼬(暎子)는 커피 컵을 든 오른손 새끼손까락을 가볍게 세우면서 말했다.
‘그러게 말야’ 가즈에(和江)는 애매하게 대답했다.
18년만의 동창회. 그 귀가 길에 에이꼬의 권유로 커피점에 들렀다.
ㅡ모두 변하지 않았어ㅡ
정말 그럴까. 확실히 기질은 옛날과 거의 변하지 않는 듯한 기분도 들지만, 용모 쪽은
어떤가.
그 시절엔 모두들 젊었다. 피부도 장미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체형 또한 모두 처녀답게
날씬하고 팽팽했다.
ㅡ어느 틈에 우리들도 중년의 영역에 확실하게 발 들여놓고 있어ㅡ
친구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거울 속의 자신을 보는 것처럼 잘 알 수 있었다.
다만, 그 중에서 에이꼬만이 달랐다.
ㅡ이 사람은 여전히 아름답네.ㅡ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들 중년에 발 들여놓고 있는데, 에이꼬만이 이전대로
싱싱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부터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평균적 용모의 가즈에로서는, 몇 번이나 부럽다는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아무튼 하느님은 불공평하다. 20대 때뿐만 아니라, 30을 넘어서도, 필경
40이 되어도 아름다운 여자는 역시 아름답다니....
가즈에는 조그맣게 한숨을 쉬고는,
‘하지만, 역시 모두 나이는 먹었어. 중년여인의 얼굴을 하고 있잖아’
‘아아 싫어. 그건 할 수 없잖아’
에이꼬는 마음 탓인지 여유 있는 표정을 지으면서 웃었다.
‘하지만 에이꼬는 달라. 그야말로 예전 그대로야. 샘난다고.’
‘당치않아. 요즘 중년 살찌기가 시작 되서 곤란하다고. 그래도 나 커피 중독이잖아. 하루에
7,8컵 마시지 않으면 못 견디거든. 설탕도 듬뿍 넣고’
‘설탕은 좋지 않은데’
‘맞아. 대적(大賊)이지. 그런데 참을 수 없거든. 가즈에(和江)가 부러워. 너야말로 전혀
체형이 바뀌지 않았잖아‘
‘아이를 둘이나 낳았어. 농담이 심하네.’
‘하지만 조금도 살이 찌지 않았잖아. 뭔가 비결이 있어?’
면상(面相)은 자신이 없지만, 그다지 살찌지 않은 건 사실이다. 가즈에는 고개를 갸우뚱
하고나서 천천히 중얼거렸다.
‘나도 커피당이야. 다섯잔 정도 마시거든. 그래도 늘 집에서는 특별한 감미료를 사용하고
있지. 설탕과 같은 맛인데 영양가가 제로거든. 아직 시공품(試供品) 단계여서 일반 판매는
하지 않고 있지만. 무척 좋다고’
에아꼬가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어떻게 하면 손에 넣을 수 있어? 제발 나눠줬으면 좋겠어.’
‘좋아. 공짜로. 내일 보내줄게’
며칠 뒤, 짐은 약속대로 에이꼬에게 배달되었다.
‘고마워. 즉시 사용해볼게’
전화 목소리는 들떠있었다.
‘모쪼록. 잘 듣거든. 정식으로 발표되면 상당히 고가품인 듯하니까.’
에이꼬는 그런 귀중한 물건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한다고 했으나, 가즈에는
거절했다. 거기까지 나쁜짓은 할 수 없다. 보낸 것은 그냥 설탕을 녹였을 뿐인 액체이니까.
ㅡ혼자만 예뻐진다니, 용서할 수 없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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