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 미타니고오키(三谷幸喜)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사람과의 만남은 참으로 운명적인 것이다. 그것을 강열하게 느끼는 건 택시를 탈 때다.
나는 상당한 확률로 별난 운전수와 만난다.
한 택시에 탔을 때 운전석 곁에 묘한 부호가 쓰여 있는 종이가 놓여있는 걸 발견했다.
암호문 같았다. 아무리 해도 신경이 쓰여 운전수에게 물어보았다.
‘뭐에요? 그거.’
그것이 잘못의 시작이었다.
‘손님, 흥미 있으세요?.’
돌아다 본 운전수는 백발의 노인이었다.
‘흥미랄까, 약간 신경이 쓰이네요.’
‘이건요, 퉁소 악보랍니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무릎 위에 있었던 옛 일본 목관악기를 꽉 잡았다.
‘마음이 가라앉거든요.’
눈앞의 신호가 빨강이 되었다. 노인은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퉁소를 입에 대보였다.
그리고는 적신호로 멈출 때 마다 연주를 해주는 것이다. 잘게 분단되기 때문에 무슨 곡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흥이 나기 시작하자 노인은 피리의 앞 끝을 핸들에 걸어 놓고, 차를
달리게 하면서 불었다. 퉁소 특유의 목 돌리기가 핸들 꺾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그것만 신경 쓰였다. 운전은 잘 했지만 연주는 대단치 못했던 걸 기억하고 있다.
젊었을 때, 영전(零戰)의 파일럿이었다는 운전수의 차에도 탄 적이 있다. 밤의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그는 말했다.
‘이렇게 밤의 고속도로를 맘껏 스피드 내서 달리고 있으면요, 때때로 이대로 이륙하고 싶어
집니다요.‘ 그리고 마치 조종간처럼 핸들을 휙 자기 앞으로 잡아당겨보였다. 물론 이륙은
하지 않았지만...
이 사람은 전함 야마토(大和)에도 타고 있었던 모양으로, 차가 목적지에 닿을 때 까지
야마토가 침몰할 때의 모습을 천천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도착해도 아직 끝나지 않자
돈을 지불받고도 15분 정도 계속 수다를 들었다. 이야기는 감동적이었지만 꽤 귀찮았다.
전날, 여성 택시운전수 차를 탔다. 택시는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첫 경험이었다.
보통 운전수의 수다는 고통스럽거나 하는데 그 때만은 신기한 것도 거들어서, 이쪽에서
정력적으로 이야기를 걸었다. 20대 후반의 여성으로, 비스듬히 뒤에서 본 느낌은, 후지
텔레비전의 나카이(中井美穗) 아나운서와 약간 닮은 것 같았다.
‘운전수로 젊은 여성이라는 건 귀하지 않은가요?’
‘꽤 있어요.’
이야기에 따르면 최근은 여성 택시 드라이버도 상당히 늘어가고 있는 듯 했다. 그녀는 이
일을 시작한지 한 달째로, 그 전에는 OL이었다고 한다. 남편이 권한 게 계기인 모양이다.
하긴 남편도 택시 운전수란다.
‘부부 다 같이 택시운전수라는 건 상당히 드믄 것 아닌가요?’
‘흔한 일이거든요.’
이것도 역시 가볍게 넘겨버린다.
‘길에서 주인 차와 스쳐 지나거나 하지 않나요?’
‘가끔 있지요.’
그럴 때는 서로 손을 흔들어 사랑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쉬는 날은 둘이서 드라이브 같은 거 하러 가나요?’
‘갈 리 없죠.’
부침성은 있는데 조금 귀찮은 듯. 늘 손님으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듣는 모양이었다.
왠지 미안해저서 그 이상 질문하는 걸 그만 두었다.
그 때다. 그녀가 지나치는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든 건. 난 곧바로 물었다.
‘주인인가요?’
그녀는 툭 대답했다.
‘시아버지에요.’
아연해져 있으니까 이 쪽 기분을 알아차렸는지, 그녀는 바로 이렇게 말했다.
‘자주 있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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