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루에 부치는 애송시 3편   -   번역 [飜譯]/韓日飜譯 [한일번역]

 

눈물

     이성선

앉아서 어둠을 보고 있는 이

앉아서 눈물을 보고 있는 이

눈물을 버리고 고요로 앉아 있는 이

고요마저 버리고 보이지 않는 이

 

 

조용한 길

        이성선

그의 길은 언제나 조용하다

난 놈들은 다 가버렸다

그는 뒤에 서고 아래 있다

꽃이 피지 않는 날들은 춥다

그대 떠나는 날은 더 쓸쓸하다

그러나 사랑만은 따스한 오솔길

그 길을 외로우나 맑은 얼굴로

제 그림자 밟고 혼자 돌아온다.

 

 

하루

              이성선

오늘은 그냥

종일

꽃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나는 곁에 앉아

잘 못 마시는 술

혼자서

한잔 따라놓고

꽃의 귀에

술을 붓듯이

입술로만 조금씩 마신다

 

술잔 속에

프리지어 얼굴 하나 눈뜨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