絵はがき 그림엽서 - 郭在九   -   번역 [飜譯]/韓日飜譯 [한일번역]

                                  絵はがき
                                                          郭在九
橋の上は滑らかだった. 2~3日前に降った雪がすべすべと凍り付き
空からは結構大粒の雪が舞い降りていた。私は市内へ出かける途中で、
彼は銭湯がある町へと歩いて来るところだった。彼は舗道を探る杖を持っていて、
黒い眼鏡をかけていた。眼鏡をかけた姿が不馴れだったが銭湯で出会った人に
間違いない。少しも戸惑わず不自然を感じさせずに体を洗い出ていった
彼の姿が改めて頭に浮かんだ。

今日、凍った道をおずおず歩いてきた彼は、また私をびっくりさせる課題を
与えてくれた。彼の一方の胸に大きな花束が抱えられていたのだ。フリジアだった。
灰色の都市と黄色い花束がしっくり似合う。

'とてもきれいな花ですね'
挨拶代りに私が言うと彼は相変わらずやさしく笑った。
'家内が好む花です'
家内? 私はちょっと驚いた。彼に奥さんが居るとは考えもしなかったのだ。
彼はブルノドン橋を渡り、銭湯がある方へ真っ直ぐ歩いていった。私は暫く
立ち止まって花束を抱えて行く彼の後ろ姿を見つめた。
数日後、作業室の窓からブルノドン橋の方を眺めていた私は、もう一枚の
絵葉書を見た。

二人が橋を渡って町の方へ歩いてきた。杖で足下を探りながら近付く人は
確かに彼だ。もう一人が彼の腕に手をかけていて、女であった。
黒眼鏡をかけた女は、すっかり彼に身を任せていた。

彼が、家内が好む花です、と言った時ぎくりとしたが、今度は胸が詰まった。
彼に奥さんがあろうとは思ってなかっただけに、その家内も眼が
見えないとは想像もしていなかったのだ。
二人は道を探りつつ銭湯の前で左に曲がって消えた。喫茶店が並ぶ路地、
彼が胸に抱いていたフリジア花束が路地の入り口に生き生きと掲げられている
様子を私は観た。

その後もたまに彼を見た。町のスーパーで果物を求める様子も見たし、
中華料理店で彼がフリジアに似た彼の奥さんと一緒にうどんを食べるのも見た。
彼が銭湯に来る日が火曜日であることもすぐわかった。火曜日の午後2時頃
私は彼に逢うため町の銭湯へ出かけたりする。

彼が慣れた仕種で体を洗う姿を控え目に見つめながら、私は
人生とはそれを培う正直で温かい、能力のある人にのみ与えられる、
なんか花束のようなものだなあと思った。

 

                  그림엽서
                                     곽재구
다리 위는 미끄러웠다. 이삼일 전에 내린 눈이 반질반질 얼어붙었고
하늘에서는 제법 큰 눈송이들이 내렸다. 나는 시내로 나가는 길이었고
그는 목욕장이 있는 동네 쪽으로 들어오는 길이었다.

그는 길을 더듬어 가는 지팡이를 지니고 있었고 검은 안경을 끼고 있었다.
안경을 낀 모습이 생소했지만 분명히 목욕탕에서 만난 그였다. 아무런
구김살 없이, 아무런 불편도 못 느낀다는 듯이 목욕을 끝내고 나서던
그의 모습이 새삼 떠올랐다.
이날 빙판길을 조심조심 걸어오던 그는 내게 또 하나의 눈여겨볼 얘깃거리를
건네주었다. 그의 가슴 한쪽에 꽃다발이 한아름 안겨 있었다. 프리지어였다.
회색빛의 도시와 노란빛의 꽃다발이 싱싱하게 어울렸다.

‘참 예쁜 꽃이네요’;
인사 겸 내가 그렇게 말했을 때 그는 여전히 맑게 웃었다.
‘집사람이 좋아해요’
짐사람? 나는 조금 놀랐던 것 같다. 그에게 집사람이 있으리라는 생각 같은 건
해 보지 않았다. 그는 불로동다리를 건너서 목욕탕이 있는 쪽으로 곧장
걸어갔다. 나는 한동안 멈춰 서서 꽃다발을 안고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며칠 뒤, 작업실 창문으로 불로동다리 쪽을 바라보던 나는 또 한 장의
그림엽서를 보았다.

두 사람이 다리를 건너 동네 쪽으로 오고 있었다. 지팡이로 길 앞을 더듬고 오는
친구는 분명히 그였다. 한사람은 그의 팔짱을 끼고 있었는데, 여자였다.
검은 안경을 낀 여자는 완전히 그에게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
그가 집사람이 좋아해요, 라고 말했을 때 나는 조금 움찍했지만 이번에는
가슴이 먹먹했다. 그에게 집사람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 집사람이 또한 앞을 보지 못하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둘은 길을 더듬어 목욕탕 앞길에서 왼쪽 길로 사라졌다. 다방들이 늘어서 있는
골목길, 그가 가슴에 안고 오던 프리지어 꽃다발이 골목길의 입구에
싱싱하게 걸려 있는 모습을 나는 보았다.

그 뒤로도 가끔 그를 보았다. 동네의 슈퍼에서 과일을 사는 모습도 보았고
중국집에서 그와 프리지어를 닮은 그의 아내가 함께 우동을 먹는 모습도 보았다.
그가 목욕을 하러 오는 날이 화요일이라는 것도 곧 알게 되었다. 화요일 오후
두 시쯤 나는 그를 만나러 동네 목욕탕에 가곤 한다.

그가 능숙한 솜씨로 목욕을 끝내는 것을 조심스레 지켜보면서 나는
삶이란 그것을 가꿔 갈 정직하고 따뜻한 능력이있는 이에게만 주어지는
어떤 꽃다발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