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지하철 : 泉麻人의 ‘地下鐵の友’ 중에서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김일성의 퍼레이드’ 라는 영화의 시사(試寫)를 봤다. 폴란드의 안제이 휘딕 감독이 찍은 다큐멘터리로,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건국 40주년의 퍼레이드(1988년9월)를 축으로, 김일성 나라의 실상(實像)이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영상 속에서, 김일성 탄생지를 시작으로, 수도 평양거리의 모습, 학교, 박물관, 혁명을 테마로 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촬영소...와 같이 다양한 장소가 소개되는 모양인데, 아무튼 여기나 저기나 “김일성 일색”이었다. 어느 정도 상상은 하고 있었으나, 이렇게 까지 굉장할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예를 들어 영화 촬영소. 그곳에는 2층 건물 정도의 촬영소 빌딩보다 훨씬 거대한 김일성씨의 동상이 턱 세워져있거나 했다. 영화라고 해도, 그의 대부분이라고 할까 몽땅이 김일성의 혁명인생을 테-마로 한 듯한 것이기 때문에, 김씨가 실질적인 감독이며, ‘제작 총지휘자’가 되는 셈이다.
아동학교의 수업에서도 ‘위대한 수령・김일성 동지의 태어나신 토지는? 아, ㅇㅇ군’ 같은 거만 하고 있었다.
동상도 초상화도 김일성에 대한 해설문, 혹은 씨를 이야기할 때는 항상 “위대한 수령(首領)”이라는 장식 문구(文句)가 붙여진다.
동상도 초상화도, 김일성에 대한 해설문, 혹은 씨를 이야기할 때는 항상 “위대한 수령”이라는 장식문구가 붙여진다.
영상 안에서, 평양시내를 달리는 지하철이 나왔다. 허어 북조선의 지하철이군, 하고 보고 있었더니, 이것이 궁전의 회랑 풍 콩코-스라고 하는데 굉장히 호화로운 것이다.
그리고, 각 역의 홈에는, 이 또한 말할 수 없이 커다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타일벽화 등이 그려져 있는 것이었다.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김일성, 젊은이들의 둘레 안에서 하늘로 손가락을 뻗어 미래를 설파하는 김일성, 마 그런 벽화가 조금씩 각색되어 각 역의 홈에 장식되어 있었다. 역 이름도 굉장하다. 예를 들어 ‘영광(榮光)’이라던가, 아무튼 그러한 슬로건적인 역명이 각 곳에 붙여져 있다고 한다.
문득, 일본의 지하철역 모습을 겹치고 말았다. 가령, 갑자기 일본이 북한과 같은 나라가 되어버렸을 때의 일을...
마루노우치(丸ノ內)선이나 히비야(日比谷)선을 타면, 각 역에, 노동자들에게 뭔가를 설명하는 가이프의 초상이 있다.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미간(眉間)에 주름을 잡고, 아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나쁘다. 광고의 예를 들어 고이즈미교꼬(小泉今日子)나 미야자와(宮沢)리에나 와시오이사코(鷲尾いさ子)의 엄청 큰 초상은 늘 보아왔지만, 한 나라 수상의 그러한 초상화나 동상을 본 적은 없다. 북한의 인간이 일본에 온다면, 쿙쿙(小泉今日子의 애칭)이나 미야자와리에(宮沢りえ)를 일국(一國)의 요인으로 착각하는 게 아닐는지. 광고 카피를 나라의 슬로건으로 착각하는 건 아닐는지.
그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거리에도, 조용필이라던가 계은숙 등의 광고 포스타로 물들어져있다.
“남북통일은 어렵다”
평양 지하철역의 경관을 보고 곰곰이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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