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이성선님의 시 2편   -   번역 [飜譯]/韓日飜譯 [한일번역]

달을 먹은 소 -  이성선

저무는 들판에

소가풀을 베어먹는다.

풀잎

초승달을 베어먹는다.

 

물가의 소는 

놀란다.

그가 먹은 달이 

물 속 그의 뿔에 걸려 있다

 

어둠 속에서

뿔로 달을 받치고 

하늘을 헤엄치고 있는 제 모습 보고

더 놀란다.

 

그냥 둔다  -  이성선

마당의 잡초도

그냥 둔다.

잡초 위에 누운 벌레도

그냥 둔다.

벌레 위에 겹으로 누운

산 능선도 그냥 둔다.

거기 잠시 머물러

무슨 말을 거네고 있는

내 눈길도 그냥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