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서.... - 잡문 [雜文]
일본 문화원에서 빌려온 소설 두 권을 읽고 난 소감을 말하자면
아쉽지만 역시 난 젊은이들 입맛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
먼저, 딸아이가 골라준 이사카고타로(伊坂幸太郎)의 ‘러시 라이프(ラッシュライフ)’는
그야말로 세대차를 느끼게 하는 내용으로 내게는 그다지 흥미롭지 못한 내용이다.
여러 인물을 등장시켜 묘하게 얽히고설키게 이야기를 연결해 나가는, 어찌 보면
새롭고 흥미로운 설정이겠으나, 나는 쉴 새 없이 앞서 읽은 대목을 다시 찾아
인물과 내용을 확인해야 했고, 상황이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점도 있었다.
헌데. 이사카고타로라는 신진작가가 이 작품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니 아마도
요즘 추세는 이런 엮음이 젊은이들에게 먹히는 모양이다. 문체는 마음에 들었다.
이에 비해 우찌다야스오(内田康夫)의 [코베살인사건(神戸殺人事件)]은 내게 딱 알맞은
추리소설이었다. 전에 여행했던 코베를 떠올리면서, 나름대로 추리도 하는 등 즐겁게
단숨에 읽었다.
코베 하면 나가사키와 함께 서양문명을 받아들인 밝고 세련된 분위기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 소설 속에는 야쿠자가 활약하는 어두운 면이 나와 좀 어리둥절했지만...
추리소설로서는 잘 엮여진 내용이라 할 수는 없겠으나 영화 한편을 보는 듯 했다.
난 역시 처음에 사건이 터지고 서서히 그걸 해결해 나가면서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비껴나가 결말이 궁금해지는, 그런 옛날식 추리소설이 구미에 맞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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