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간의 이상 심리 <3>   -   일반상식 [一般常識]

 

* 어떻게 사람의 시선을 등으로 느낄 수 있는가?

초능력의 하나로 텔레파시라는 게 있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상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거나, 자신의 마음을 전하거나 하는 것 등이다. 이런 텔레파시 능력을

단련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아무나 세워놓고 뒷모습을 응시하면서

이쪽을 봐라!’ 강렬하게 염원하는 게 있다고 한다. 이런 방법으로 텔레파시 능력이

단련되어 정말로 상대가 돌아봐 주는지 어쩐지는 확실치 않으나,

[타인의 시선을 등으로 느끼는] 일이 전혀 없지는 않다.

다만 이는 인간의 제6감을 사용한 초능력이라고 하기 보다는,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이라는 5감 능력을 풀로 가동시킴으로써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듯 하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여성 동료의 시선을 등으로 느꼈다고 치자. 이 때 아무 근거

없이 그녀라고 생각한 건 아닐 것이다. 필경 그녀가 있는 방향에서 소리가

들렸거나, 그녀의 가벼운 숨소리가 들린다거나, 향수 냄새가 난다는 등, 그녀를

암시하는 어떤 정보를 캐치, 그것이 그녀의 시선이라는 형태로 압축되었을 것이다.

우린 레몬을 보면 저절로 신 기억이 떠올라 침이 나온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것으로 생각되는 소리나 냄새를 캐치함으로서 자연히 그녀의 시선이 떠오르고,

그녀가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즉 이럴 때 우리들의 5감은

무의식적이기는 하되 풀가동되어 그 결과 [그녀의 시선을 등으로 느낀다] 가 된다.

하긴, 자신은 그녀의 시선을 느낀 것 같은데, 5감에 의한 정보분석이 멋대로였을

때는 그녀는 전혀 이쪽을 보고 있지 않거나, 보고 있는 건 배 나온 상사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왜 고성능을 자랑하는 인간의 눈이 쉽사리 착각을 일으키는가?

예전부터 눈의 착각을 이용한 퍼즐이 있었다. 예를 들어 AB 어느쪽 선이 긴가,

어느쪽 원이 큰가 등을 찾아내는 것으로서, 언뜻 길이가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줄이 사실은 같은 길이라던가, 구부러진 것처럼 보이는 두 선이 사실은

평행이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모두 [착시]라 불리는 눈의 착각을 이용한 퍼즐인데, 어느 카메라에도 지지 않을

만큼의 고성능을 자랑하는 인간의 눈이 왜 이렇게 간단히 속는 것일까.

착시에 대해서는 전부터 다양한 이유가 거론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에, 인간의

감정 이입설이 있다. 예를 들어 직선에 덧붙인 화살표가 밖을 향했을 때, 그걸

보면서 퍼지는 걸 이미지하면서 긴 선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직선에 안쪽을 향한

화살표가 붙여지면, 오그라드는 이미지가 강해져서 짧은 선이라고 생각한다는

이론이다.

여기에는 이론(異論)도 있다. 안구가 특정 방향으로 끌려가서 판단을 그르치게

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직선에 더해진, 밖을 향한 화살이라면, 안구도

바깥쪽으로 이동하여 직선이 끌려가 듯 길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눈으로 본 것의 정보가 뇌에 보내지는 동안 엇갈림이 생겨, 이 엇갈린

정보에 뇌가 잘못 판단, 눈에 착각이 일어난다는 설도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설이 튀어나와 머리를 착각하게 만드는 점이 착시라는 말인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착각을 즐기는 정도로 여기는 편이 정신위생상

좋을는지도 모르겠다.

 

* 어떻게 혼잡한 속에서도 자기를 부르는 소리는 귀에 들어오는가?

혼잡 속에서 자기 이름을 부르거나 친구들의 목소리는 저절로 들리는 경우가 있다.

구미의 심리학자가 이런 예를 칵테일파티 속에서 발견했다. 파티 참가자들이

시끌벅적 떠들고 있는 속에서도, 자기가 듣고 싶은 목소리는 멀리 있는데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칵테일파티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는데, 과연 이는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한 것인가.

목소리의 질, 크기, 내용 등에 따라 다르고, 그 밖의 상세한 것은 앞으로의 연구를

기다려야 하겠지만, 현재까지 알고 있는 [칵테일 파티 효과]의 이유로는, 우리들의

귀가 어디서 소리가 오는지 그 음원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왜 우리들 귀는 음원을 특정할 수 있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두 개의

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리가 들린다고 할 때, 그 소리가 좌우의 귀에 도달하는 시간이나 힘이 미묘하게

달라 그 차이를 뇌가 판단함으로써 우리들은 음원을 특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은 우리들이 음원을 찾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머리를 돌리거나 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사실은 좌우의 귀 위치를 바꾸는 일로서

이른바 좌우 레이더의 방향을 바꾸고, 음원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짓이다.

반대로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우리들은 아무리 가까이서 이름을 불러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것은 말하자면 뇌가 외부로부터의 음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뇌(의식)와 밀접한 관계에 있음이 분명하다.

 

*왜 처음 찾은 장소인데도 전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가?

수년전 모 잡지의 투서 코너에 자신은 전생에 전사였는데, 함께 싸우던 동지를

찾습니다. xxx 광경이 생각나는 사람은 없습니까와 같은, 사람 찾기(?)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사람 찾기는 전생을 테마로 한 어느 소녀 만화의

영향이라고 하는데, 전생에서 보았다고는 하지 않더라도, 처음 찾은 장소인데도

이 풍경을 전에 본 일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이 적지 않다.

바로 [데자부(旣視感)]라고 일컫는 현상이다. 음악이나 소설 세계에 곧잘 등장하는

언어이므로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데자부라고 하면 어딘가 신비적이며 로맨틱한 이미지가 있는데, 심리학적으로는

그다지 로맨틱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예전에 본 것과 현재 보고 있는 것을 정상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일 때

느끼는 것으로, [미지의 것을 기지(旣知)의 것으로 보는 경향의 이상체험]이라고도

한다.

건망증이나 분열증, 우울증, 신경증, 간질병 등의 환자에게 일어나기 쉬운데,

프랑스의 철학자 베르그송은, 심적인 긴장이 저하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도

말했다. 그럼 데자부 체험을 한 일이 있는 사람은 정신과의 문을 두드릴 필요가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 예를 들어 꿈속에서 본 경치일 경우, 실제로는 본 적이

없어도 본 듯한 기분이 들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꿈에 본 것과 비슷한 경치의

장소를 찾았을 경우, [,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하는 느낌이 든다.

다시 말해 정상적인 정신 상태라도 데자부 현상을 체험하는 일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