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경의 하나인 아마노하시다테에 가 보았습니다   -   기행문 [紀行文]

10月14日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집 떠나면 통 잠을 못자는 체질인데, 계속 긴장해 있었던 탓인가
그런대로 수면을 취한것 같아 안심이다.

아마노하시다테(天橋立) 관광은 양국의 친선 도모를 위한 나들이,주최측의 세심한 배려에
죄송스런 맘까지 든다. 계획에서 진행과정에 이르기까지 그 노고가 만만치 않았으리라
상상이 되고도 남기 때문이었다.

일본 3경(三景)의 하나라고는 하지만 대단할 것 없다고 미리 초를 치는 친구에게
개인적인 취향 문제라고 되받았던 일을 생각하면서 버스에 올랐다.
친숙해진 메일친구와 버스에 나란히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양국간의 불편했던 과거사를 들추어 봤자 피차에 상처만 입을 뿐, 과거는 역사 속에 남겨 두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소중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에 둘은 의견일치를 보았다.



우선 일행을 내려놓은 곳은 천교산지은사(天橋山智恩寺), 이자나기, 이자나미 두 신이
이 땅에 자리하고 있는 고약한 용을 교화시키기 위해, 중국 오대산으로부터 지혜의 문수보살을
아마노하시다테로 모셔 오는데서 비롯된, 이른바 문수보살의 영장(靈場)이라는 설명이었다.
앞다투어 디카를 꺼내 촬영에 여념이 없다. 나도, 전부터 의문을 안고 있던 헝겊 두른 돌부처가
눈에 띄어 카메라에 담는다.  


인주빛을 한 아마노하시다테의 회선교(廻旋橋)가 쉴 새 없이 회선하고, 그 사이를 배가 유유히
통과한다. 호기심 많은 회원들은 열리고 닫히는 느낌을 몸소 체험하고자 우르르 다리로 올랐다.
부산의 영도다리가 개폐식이었는데, 훌륭한 새 다리가 건축되어, 이제 노후한 모습으로
쓸모 없이 팽개쳐져 있는 걸 지난번에 보고 왔는데....



아침부터 계속 맑게 개었던 하늘이 목적지에 가까와질 무렵부터 찌뿌둥하기 시작하더니
기어이 비가 후드득 내린다. 우산은 호텔 트렁크 속에 얌전히 누워 있을 터,
할 수 없이 빗속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데, 우산을 받은 일본 남성회원이 눈에 띄었다.
난 전혀 망설임 없이 그의 우산 속으로 머리를 들여 밀면서, 이렇게 뻔뻔스러워지는 게
다 나이 탓이라고 애써 민망스러움을 감춘다.

케이블카로 정상에 올라,가랑비 속에서 맞은편 섬까지 이어지는 소나무 터널을 바라본다.
가랑이 사이로 바라보는 풍광이 한 맛 난다는 그들의 말을 따라
사람이 뜸한 곳에서 시도해 보지만, 허리가 생각대로 유연하게 굽어지질 않아
어중간한 구경으로 끝나고 말았다.

참고로, 아마노하시다테란 무츠의 마츠시마(陸奧の松島), 아키의 미야지마(安芸の宮島)와 함께
일본삼경(日本三景)이라 불리는 명승지로, 미야즈만과 내해인 아소해를 남북으로 사이에 둔
폭 20~170미터, 총 길이 약3.킬로미터의 좁다란 사취(砂嘴)를 말함인데, 하얀 백사장에는
약 8천그루의 흑송이 자라고 있으며, 그 일대는 아마노하시다태공원으로 정비되었다는 것이었다.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노래자랑이 시작되었다. 어떻게 모두들 그처럼 노래를 잘하는지....
뜻하지 않게 옆의 일본회원과 한곡을 부르고 말았지만, 창피해 죽을뻔했다.

버스 창넘어로 조명을 받은 오사카성이 얼핏 눈에 들어왔다. 호텔이 성과 가까운데 혹시
부근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가능하다면 그 아름다운 실루엣을 다시한번 감상하러
밤산책을 나가도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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