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일교류회에 다녀와서   -   기행문 [紀行文]



이번이 벌써 7회째 교류회로, 한일간의 풀뿌리 외교가 그런대로 해를 거듭할수록
내실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맺어진 관계이기에 매해 컴퓨터에 관한 프로그램이 삽입되었습니다만,
올해는 제주도 개최여서 여건이 마땅치 않아 강연으로 대치하였는데,
연사이신 신현하회원께서 교류회에 딱 알맞는 훌륭한 내용을 이야기해주시어
일본측 회원들 모두가 경청하였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한국측 회원들의 강연을 듣는 매너가 수준 이하였다는 것으로,
일어를 못하는 회원들에게 한글로 된 내용을 배포하였는데도 옆으로 밀어놓은채
서로 잡담을 주고받는데는 어이가 없고, 일본회원들에게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저녁의 간친회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즐거운 두시간을 보냈지요. 일본회원이
‘감수광’을 연주하면서 노래까지 멋들어지게 불러주는가 하면, 한국회원은 저명한
테너보다도 훌륭하게 우리가곡 을 불렀습니다. 1인2역의 갑순이와 갑돌이 탈춤도
재미있었구요. 그런데 여기서도 민망한 여흥이 있었습니다. 제주 회원이 마련한
스포츠댄스였는데, 예정은 어린이들만의 출연이었던 것이 갑자기 어른들도 출연,
요란한 의상에 반라의 여인들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는데는 정말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 없더군요. 회장님도 놀라셨다면서 일본회원들에게 열심히 변명하셨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습니다.


다음날도 쾌청한 날씨로 관광하기에 안성맞춤, 버스 3대에 분승하여 제주도
관광에 나섰습니다. 코스는 신비의 도로를 거쳐 정방폭포, 산방굴사, 한림공원을
둘러본다는데, 늘 체력이 달리는 나는 들리는 곳마다 대충대충, 계단은 중도까지,
공원에서는 지름길로.... 벤취만 보면 앉았습니다.
그랬건만 돌아와서는 종아리에 쥐가 나서 죽는 줄 알았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이 늦어 일본팀에 끼어 한나절 투어 할 수도 있었지만
포기하고 호텔을 떠나는 각 팀을 차례로 배웅한 다음 체크아웃시간까지푹
쉬었습니다. 호텔이서나 밖에서나 계속 비슷비슷한 한식을 먹으려니 질리기도
하고 속도 편하지 않아 점심은 양식을 먹으리라 작정하고 호텔에서 불러준 택시
기사에게 바닷가에 자리잡은 레스토랑에 데려다달랬지요. 내려놓은 곳은
죠깅코스로, 밤에는 젊은이들의 아베크 장소라는데, 정말 레스토랑 창너머로
보이는 바다가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바베큐를 곁들인 햄버그스테이크를 먹고 후식을 들기 전에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제주특유의 시커먼 바윗돌 사이로 조심조심 걷는데, 바닷바람이 어찌나 센지
발을 내디딜 때마다 비틀거렸지요.
바위에 걸터앉아 머리속을 비워놓고 멍청히 수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제주도 나들이를 마치고 저녁 늦게 김포공항에 내리니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엷은 빛을 띤 반달이 오르르 떨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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