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의 싸움   -   잡문 [雜文]

숨이 막힐 듯한 올 여름 더위, 앞으로 얼마를 더 견뎌야하나...

방마다 선풍기를 켜놓고 창문을 모두 열어놔 봐야 바람이 없으니 시원할 턱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아침부터 켜 놓지만, 전기요금 누진제가 영 마음에 걸려

네 시간이 지나면 나도 모르게 끄고 만다.

방으로 들어와 선풍기를 의자 바로 곁에 끌어다 놓고, 컴 앞에 앉아 더위를 잊고자

여기저기 검색을 하면서 시간을 때우지만, 얼마 안가 등이 축축해지는 데에는 한숨과

함께 짜증이 절로 난다.

그래도 반가운 뉴스는 7~9월 전기요금을 평균 19.4% 인하한다는 것. 이달 내달

전기요금깨나 나오겠다 싶어 신경 안 쓸수 없었는데, 한시름 놓게 되나 보다.

 

리우올림픽 중계를 보고자 텔레비전 앞에 앉고, 낮 밤 가리지 않고 게임에 몰두하다 보면

더위를 조금은 잊게 된다. 스포츠 중계를 보면 왜 그렇게 나이를 잊고 흥분하는지....

예전처럼 응원하면서 소리 지르는 일은 없어졌으나, 여전히 좋고 싫은 선수가 있어,

당치 않은 편을 들다 곁의 딸아이의 빈축을 산다. 나이 값도 못하는 내가 한심하기는

하나, 어쩌겠는가 타고난 성질인걸...

 

종일 웅크리고 앉아 있기만 해서 소화가 안 되는 듯싶어 밤 산책을 나선다.

곁의 대학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면 1000걸음쯤 되고, 그라운드를 두 바퀴 더 돌면

2000 걸음이 된다던가. 방학이라서인지 학생들 모습은 드물고, 주변 거주의 일반인들이

벤치나 스텐드에 무리를 지어 앉아 있는 게 왠지 눈에 거슬린다. 기가 막히는 신은

긴 나무의자에 여인들이 들어 누워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 지나치면서 나도 모르게

혀를 찼다.

 

며칠 전 산책에서는 예쁜 초승달을 올려다봤는데, 오늘 밤엔 벌써 반달이 되어

캠퍼스 빌딩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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