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간의 심리 <12> - 일반상식 [一般常識]
*왜 사람들은 자신을 [중류]라고 생각하는가.
일본은 수많은 자본주의국 가운데서 경제적으로 가장 [평등]한 나라라는 설이 있다.
확실히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서도 빈부의 차가 매우 적은 나라라고들 하는데, 매년,
총리부가 발료하고 있는 ‘국민생활의식에 관한 기본 조사’의 결과가 무엇보다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중류]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90퍼센트 이상이라는 것이었다.
[중류]라는 정의는 차치하고, 일본인 대다수가 자신을 중류라고 생각하는 걸까?
이것을 경제학적이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이 된다.
사회심리학자인 훼스팅거는 “판단을 위한 객관적 기준이 없을 때, 사람은 자신과
많이 닮은 의견이나 능력을 가진 사람을 비교대상으로 선정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능력을 평가하려 한다“고 말했다.
즉, “당신의 생활은, 상류, 중류, 하류 가운데 어느쪽입니까?” 라고 물었을 때,
생활 레벨의 객관적인 기준을 알 수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을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
그런데, 보통 가까운 사람들은 생활 레벨이 그다지 차이 나지 않기 때문에,
그들과 비교할 때 자기는 중간쯤에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압도적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당연한 [상류] 라도, 돈이 많은 친구와 비교하면 자기는
[중류]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는 일본인에 한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90퍼센트나 되는 일본인이 자신을
[중류]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일본인 가운데는 이러한 [가까운 사람]과 비교하는
사람이 특히 많다는 점이 아닐는지.
그렇지 않다면, 역시 이 지구에 드문 “평등의 자본주의국가”에서 살고 있기 때문인가.
이건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겠다.
*왜 설득에 실패하면 점점 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게 되는가.
정치 세계에서도, 비즈니스세계에서도, 하다못해 아이들끼리의 논쟁에서도,
교섭이나 설득이 결렬되면, 쌍방이 상대를 점점 거칠게 몰아붙이는 일이 종종 있다.
예를 들어, ‘그렇게 옹고집인 남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라느니,
‘다시는 말하기도싫다’ 등등.
재미있는 건, 설득을 시도한 측이 더욱 화를 내면서 절교를 선언해버리기도 하는 일이다.
이에 대해, 미국 심리학자 코웬이 실시한 다음과 같은 흥미진진한 실험이 있다.
피험자는 명문 예일 대학 학생 64명으로, 모두 ‘남녀 공학에 비판적인 의견을 지닌 자’를
모았다. 그래서 그들은 ‘어느 쪽인가 하면 남녀공학에 찬성’이라는 다른 학생들을
설득해서 ‘남녀공학 반대파’로 전향시키도록 명을 내린 것이다.
(참고로, 이 때의 실험 명목은, “당신의 설득력을 조사한다“였다)
먼저 말해두는데, ‘어느 쪽인가 하면 남녀공학에 찬성’이라는 학생들은 모두 바람잡이로,
코웬에 의해 처음부터 설득 결과가 다음 2종류로 준비되어 있었다.
1)은, 설득 당함으로써, ‘어느쪽인가 하면 찬성’이 ‘찬성’으로 의견을 바꾸는 그룹.
2)는, 설득당함으로써, ‘어느쪽인가 하면 찬성이 ’전면적으로 찬성‘으로 의견을 바꾸는
그룹.
곧, 어느 그룹에 있어서도 설득에 실패한다는 계획으로, 특히 2)의 경우, 설득을 시도한
학생들의 실망이 클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럼, 이 결과에 대해, 설득을 시도한 학생들은, 실제로 어떠한 반응을 나타냈을까?
1) 그룹을 설득한 학생들은, 반대로 상대의 의견에 영향을 받고, ‘남녀공학 찬성파’로
전향하는 자가 많았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 깊은데, 더욱 재미나는 건 2) 그룹을 설득한 학생들이었다.
그들은, 공학찬성파로 전향한 자가 20%인 것에 대해, 60%는 강하게 반발. 더욱 강렬한
‘남녀공학 반대파’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설득에 실패한 폭이 클수록 사람은 돌변하여, 점점 더 자신의 의견이 올바르다는
것을 실증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설득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자신의 탓이 아니라 상대의 탓으로 하고 싶다는,
그런 심리에 의한 것이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정의의 편’이 되어야 한다.
교섭이 결렬되자, 더욱 더 균열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러한 심리가 쌍방
모두에서 싹트기 때문이다.
*나이 들면 왜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는가.
[고령자 대국]인 일본에서는 고령자의 개호를 어떻게 하는가 하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실제로 고령자가 어떻게 힘들어하는지를 알기 위해, 고령자의 일상을 비슷하게
체험할 수 있는 물품도 있다. 시력을 약하게 하고, 시야를 좁게 하는 안경이라던가,
다리 허리의 운동능력을 제한하는 서포터 등이 그것으로, 그렇게 하면 고령자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불편을 강요당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사 체험 물품]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젊은이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 한가지 있다. 그건, 시간 감각이다.
모처럼 친척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만나면, “전에 만났을 때는 굉장히 작았는데, 벌써 이렇게
컸으니..“‘ 라는 말을 곧잘 듣는다.
이는, 손자의 성장을 기뻐하는 늙은이의 [상투어]처럼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 젊은이와
늙은이 사이에는 시간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심리학자 프레스가 행한 실험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피험자에게 파리 시가사진을 보여주고, 같은 시간 안에서 보여주는 사진의 매수를
바꿀 경우, 시간의 길이를 어떻게 느끼는가 조사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보이는 매수가 많을 때일수록, 피험자는 시간이 지나는 걸 길게 느꼈다는 것이다.
노인이 옛날 일을 ‘바로 얼마전 일 같다’고 느끼는 것도, 이와 같은 작용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곧, 호기심이 강하고 활동 레벨이 높았던 젊은 시절에는, 같은 시간이라도 흡수하는
정보가 많다. 앞서의 실험으로 보자면, ‘보여준 사진의 매수가 많은’ 상태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 활동 레벨이나 호기심이 적어져서, 주위의 변화에도 관심이
적어진다. 곧, ‘보여준 사진의 매수가 적은’ 상태이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젊은이는 시간을 길게 느끼고, 노인은 짧게 느끼는 것이다.
하긴 최근의 노인들은 수명이 길어진 만큼 다양한 취미를 가진 사람도 많아져서,
연구회나 여행 등으로 쉴새없이 외출을 하는 등, 젊은이들 보다 활동적인 인생을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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