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눈이 내리네요 - 잡문 [雜文]
소담스럽게 내리는 눈을 창밖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올겨울에 눈 다운 눈 내리는 걸 보는건 아마도 처음인가봐요.
이십여년전만 해도 눈이 내리면 공연히 마음이 설레어 밖으로 나가곤 했는데....
명동 가화다방 2층 창가에 앉아 창밖으로 중국대사관 정원에 내리는 눈을
함께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던 언니는 지금 어디 있는지... 당뇨로 고생하더니
어찌 지내고 있는지....
엄동설한에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아주 어렸을 적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추운 방에 혼자 눈감고 계시는 아버지를 지켜보던 장면은
지금도 선명하게 망막에 떠오릅니다.
감기 앓는 동안 밤마다 망령들이 나타나 그러잖아도 기침 때문에 깊이 잠들지 못하는
날 괴롭혔는데, 아버지만은 온화한 얼굴로 내 곁에 계셔주곤 하셨지요.
20일만에 컨디션을 되찾았습니다. 그걸 축복이라도 해주려는 듯 함박눈이 내리네요.
내게 힘과 젊음을 불어넣어주는 상서로운 눈으로 받아들이렵니다. 올해는 제발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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