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칠우 - 한땀 한땀에 담긴 정성 - 민속문양 [民俗紋樣]
바느질은 옛 여인들의 필수 덕목 가운데 하나로 어려서부터 여자아이들은 바느질 도구를 벗삼아 자라났다. 요즘은 물건도 흔하고 구입하기도 쉬워 바늘을 잡는 경우는 기껏해야 단추가 떨어지거나 단이 뜯어졌을 때 정도지만, 모든 것을 손으로 직접 만들었던 옛날에는 밤늦도록 호롱불을 밝혀가며 바느질을 해야만 했다.
바느질을 할 때 기본적으로 꼭 필요한 일곱 가지의 도구, 곧 바늘 실 자 가위 골무 인두 다리미를 일컬어 규방칠우(閨房七友)라 한다. 바느질의 기본 도구인 바늘은 당시만 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못되어 대체로 중국에서 들여온 것을 사용했기 때문에 구입하기 힘든 귀한 물건이었다. 옛사람들은 바늘이 무디어지면 머리를 몇 번 긁어 부드럽게 만들어 사용하면서 오랫동안 소중하게 다루었다.
바늘은 잘못 간수하면 찔리기 쉬워 꼭 바늘꽂이에 보관하였는데, 이 바늘꽂이는 가운데 원형의 바늘집을 중심으로 하여 다양한 모양을 연결하여 만들었다. 옷을 만들고 남은 명주헝겊을 모아두었다가 하트 모양 같은 귀엽고 앙증스러운 형태를 여러 개 만들어 꼼꼼히 수를 놓은 바늘꽂이는 모양부터 매우 아름답다.
바느질할 때 바늘에 찔리지 않도록 오른쪽 검지 끝에 끼는 골무는, 백동같은 금속류를 이용하기도 하고 천에 수를 곱게 놓아 만들기도 하였다.
한편, 바느질에도 주술적인 의미가 담겨 있어, 해서는 안 되는 금기 사항들이 몇 가지 있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옷 복이 없어진다고 하여 옷을 입은 채 꿰매거나 단추를 달지 않았고, 정이 떨어진다고 하여 남의 옷도 입은 상태에서 꿰매어주지 않았다. 남자 두루마기를 뜯어 여자 속옷을 만들어 입으면 남자가 재수 없고 약해진다고 하여 꺼렸으며, 남자 옷을 만들 때 여자가 그 위를 넘어가면 재수가 없다 하였고, 과부가 색시 옷을 만들면 그 색시도 과부 팔자가 된다는 등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많았다.
베개의 양옆을 베갯모라 하는데, 이 부분에는 화려한 자수를 다양한 문양으로 놓아 잠을 잘 때도 복을 기원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다. 베갯모로 사용되는 천의 색깔은 주로 청색과 홍색이었는데, 새신랑에게는 황색 천에 수를 놓아 장식한 베개를 선사하였다. 황색은 일찍이 모든 색의 중심이라 하여 황제의 색으로 정해 놓았기에 서민들은 혼례 때에만 쓸 수 있었다. 새신랑의 베갯모에는 천년의 장수를 누리라는 뜻을 가진 천도(天桃)를 중심으로 "아(亞)"자 무늬를 둘렀고 수(壽) 복(福) 다(多) 남(男) 자(子)를 배열하였으며, 그 사이사이에 칠보무늬 수를 놓곤 하였다.
어머니들이 사용하시던 반짇고리는 흔히 색지를 이용하여 만든 지첩반짇고리였다. 이 한지 공예품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보통 네모꼴 모양에는 뚜껑 위에 흑색과 적색의 두 가지 색지로 삼각형 무늬를 오려 서로 대칭이 되게 바르고 그 중앙에 태극 무늬를 오려 붙여 장식하였다.
팔각형일 경우에는 삼각형의 종이를 적색과 황색, 녹색의 세 가지 색상을 이용하는데, 역시 대칭으로 구성하고 중앙에는 태극 무늬나 운학 무늬를 오려 붙였다. 그 밖에 수를 놓은 헝겊으로 만들기도 하고 가운데 복(福)자가 새겨진 왕골로 만든 것도 널리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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