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봄비네요.   -   손님글 [客文]



너의 목소리     - 오세영 -

너를 꿈꾼 밤
문득 인기척 소리에 잠이
깨었다.
문턱에 귀대고 엿들을 땐
거기 아무도 없었는데
베개 고쳐 누우면
지척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
나뭇가지 스치는 소매깃 소리.
아아, 네가 왔구나.
산 넘고 물 건너
누런 해 지지 않는 서역 땅에서
나직이 신발을 끌고 와
다정하게 부르는
너의 목소리,
오냐, 오냐,
안쓰런 마음은 만릿길인데
황망히 문을 열고 뛰쳐나가면
밖엔 하염없이 내리는 가랑비 소리,
후두둑,
댓잎 끝에 방울지는
봄 비 소리.

'손님글 [客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결 좋아요^^*...  (0) 2010.03.17
아직도 기운을 차리지 못했나요?  (1) 2010.03.08
보고 싶어요~~~  (1) 2010.02.15
명언을 되새겨봅시다  (0) 2010.02.07
달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  (4) 2010.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