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도   -   잡문 [雜文]



하느님!
저를 사려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않게 해주십시오.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바로 요점으로 날아가는 지혜를 주십시오.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십시오.
제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 줄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기억력을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 순 없사오나, 제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해 주십시오.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십시오.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십시오.

그리고, 그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여유롭고 아름다운 마음을 주십시오.

*                            *                      *

친지의 홈페이지에서 [어느 수녀의 기도] 라는 글을 퍼왔는데, 저는 크리스천이
아닌 만큼 제가 절실히 원하는 대목만 위와 같이 하느님께 기도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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