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매일신문 [여록] 2016년11월9일
[여록] 매일신문2016년11월9일
「야미구로」는 무라카미하루끼(村上春樹)씨의 장편 「세계의 종말과 하드보일드・원더랜드」에 나오는 도쿄의 지하 어둠속에서 집단으로 살고 있는 사악한 마물이다. 지상의 사람들은 그 존재마저 알지 못하는데, 주인공은 지하세계에서 그들에게 추적당해 지하철로 겨우 빠져나온다.
후에 무라카미씨가 지하철 사린사건의 논픽션을 쓴 것도, 사건이 사람의 의식 밑에 잠재해 있는 위험한 「야미구로」를 떠올리게 하고자 해서였다고 한다. 어쩐지 대도회의 지하는 주민의 의식 밑 어둠과도 통해있는 것 같다.
그럴싸하게 퍼지고 있는 의심스런 소문--도시 전설에 지하 비밀 시설 등에 얽힌 이야기가 많은 것도 그런 사정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지하의 상하수도나 가스 등의 도관이 불쑥 불거져 나온듯한 도시 중심부의 도로대함몰이 일어난 건 어째서일까.
어제 새벽, 후쿠오카시(福岡市) 하카다(博多)역 앞의 큰길에 구멍이 나, 순식간에 약 30미터 사방, 깊이 15미터로 퍼진 기막힌 사태가 일어났다. 주변의 건물에는 피난 권고가 나오고, 전기와 가스도 멈췄다. 그런데, 만약 이것이 교통량이 많은 주간이었다면 하고 생각하면 공포로 가슴이 오그라든다.
영향은 은행의 온라인 시스템에 미치고, 금융기능의 생명선 마저 위협한 오피스가의 지하붕락이다. 원인은 시영 지하철 공사인 듯, 옛날에 개천이 있었던 이 땅의 지하수를 머금은 모래층이 터널에 흘러들어온 듯 하다. 도시의 지하에서도 신구의 시간이 서로 부딪치고 있다.
눈을 가리고 싶은 현장을 보면, 혹시 지하의 마물을 가볍게 보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시 담당자에게 묻고 싶어지기도 하다. 화려한 도회지를 받치고 있는 것은 지면 밑의 어둠임을 새삼 떠올리게 한 뜻하지 않은 대함몰이다.
[余録] 毎日新聞2016年11月9日
「やみくろ」は村上春樹(むらかみはるき)さんの長編「世界の終りとハードボイルド・ワンダーランド」で東京の地下の闇に集団ですむ邪悪な魔物である。地上の人々はその存在すら知らないが、主人公は地下世界で彼らに追跡され、地下鉄から危うく逃れる▲後に村上さんが地下鉄サリン事件のノンフィクションを書いたのも、事件が人の意識下に潜む危険な「やみくろ」を思い起こさせたからだという。どうやら大都会の地下はその住民の意識下の闇へと通じているようである▲まことしやかに語られる怪しげなうわさ--都市伝説に地下の秘密施設などにまつわる話が多いのもその辺の事情ゆえだろう。では、その地下の上下水道やガスなどの導管がぽっかりとさらけ出されたような都市中心部の道路大陥没が起きたのはどうしたことだろう▲きのう早朝、福岡市の博多駅前の通りに穴が開き、見る間に約30メートル四方、深さ15メートルへと広がった仰(ぎょう)天(てん)の事態である。周辺の建物には避難勧告が出て、電気やガスも止まった。しかし、もしもこれが交通量の多い昼間だったらと思えば、恐ろしさに胸が締め付けられる▲影響は銀行のオンラインシステムに及び、金融機能の生命線すら脅かしたオフィス街の地下崩落である。原因は市営地下鉄工事のようで、昔は川のあったこの地の地下水を含んだ砂の層がトンネルに流れ込んだらしい。都市の地下でも新旧の時間がせめぎ合っている▲目を覆う現場を見れば、もしや地下の魔物を軽んじてはいなかったかと市の担当者に尋ねたくもなる。華やかな都会を支えるのは地面の下の闇なのを改めて思い起こさせた想定外の大陥没であ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