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飜譯]/韓日飜譯 [한일번역]

[poem] 가을 맞이 시 3편

yoohyun 2014. 9. 5. 14:24

 

처서 지나고

                        김춘수

처서 지나고
저녁에 가랑비가 내린다
태산목 커다란 나뭇잎이 젖는다
멀리 갔다가 혼자서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한 번 멎었다가 가랑비는
한밤에 또 내린다
태산목 커다란 나뭇잎이
새로 한번 젖는다
새벽녘에는 할 수 없이
귀뚜라미 무릎도 젖는다

 

9

             목필균

9월 오면

앓는 계절병

 

혈압이 떨어지고

신열은 오르고

고단하지 않은 피로에

눈이 무겁고

 

미완성 된 너의 초상화에

덧칠되는 그리움

부화하지 못한

애벌레로 꿐틀대다가

환청으로 귀뚜리 소리 품고 있다

 

월의 시

                              함형수

하늘 끝없이 멀어지고

물 한없이 차지고

그 여인 고개 숙이고 秋心 지는 9

기러기떼 하늘가에 사라지고

가을 잎 빛 없고

그 여인의 새하얀 얼굴 더욱 창백하다

눈물 어리는 9

9월의 풍경은 애처로운 한 편의 시

그 여인은 나의 가슴에 파묻혀 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