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듯하면서 모르는 것 (4)
* 참았던 방귀는 어디로 살아질까?
트림은 음식물과 함께 위로 들어간 공기나 탄산음료인 이산화탄소가 입으로
되돌아와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방귀의 70퍼센트도 또한 입으로 들이마신 공기이다.
나머지 10퍼센트는 장에서 분해될 때 나오는 가스이고, 20퍼센트는 혈액 속으로 녹아든
가스가 장으로 스며들었다가 나온 것이다.
미국 항공 우주국의 연구에 따르면, 방귀에는 약 400종류의 가스가 섞여있는데,
주요 성분은 질소로 60~70 퍼센트를 차지하고, 그 밖에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산소, 암모니아 등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참았던 방귀는 어떻게 되는가? 또다시 장의 벽을 통해 혈액 속으로 들어간다.
대부분이 공기이기 때문에 별 염려는 없지만, 지나치게 참는 건 역시 몸에 해롭다.
무려 하루에 500밀리리터나 나오기 태문이다. 방귀가 나오려고 할 때 일단 배의
힘을 빼면 그다지 큰 소리가 나지 않는다.
* 울면 눈물 콧물이 나오는 건 왜?
매운 연기를 마시거나 강한 북풍을 쏘이거나, 양파 껍질을 베끼거나 하면 눈물이
나는데 그 이유는 눈을 자극하는 것을 씻어내기 위해 눈물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항상 눈물은 눈이 건조하지 않도록 흐르고 있다. 하지만 눈 안쪽에 있는 누선에서
코로 흐르는 양이 적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눈물의 양이 많아지면 누선에서는 처리할 수가 없어 눈으로부터 쏟아져 나오게
된다. 그 때 누선에서도 홍수가 되어 비강(鼻腔)으로 흐르는데 이것이 바로 콧물이다.
아기가 태어나서 수개월 동안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감정적으로 흐르는 눈물은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걸 학습하고서야 나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눈물이 잘 나오는 것도 이 학습을 한 결과이다.
한편, 하품을 해도 눈물이 나오는데, 이것은 얼굴 근육이 움직여지는 바람에 누선에
저장해 놓는 비강(鼻腔)이라는 주머니가 압박을 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품을
여러번 하면 눈물이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 긴장하면 왜 화장실에 가고 싶어질까?
시험보기 전이나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될 때 등 심하게 긴장을
하면 왠지 자꾸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다. 시험 보는 도중이나 이야기 하는 동안에는
화장실에 갈 수 없다고 생각할수록 긴장이 긴장을 불러 10분 간격으로 가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왜 긴장하면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것일까? 상상을 초월한 공포에
쌓이면 오줌도 싼다는데, 도대체 어떠한 메커니즘이 작용하여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실은 긴장하면 뇌와 몸의 기능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몸에는
의지와는 관계없이 움직이는 자율신경이 있다. 이 자율신경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는데, 교감신경은 몸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 심장 작동을 빠르게 하거나
근육을 긴장시키거나 하고, 부교감신경은 몸이 쉬고 있을 때 내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해준다.
보통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한 쪽이 일을 하고 있을 때는 다른 쪽이 쉰다. 그런데
긴장하면 이 메커니즘이 무너지면서 양쪽 신경이 흥분하게 된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혈액 순환이 빨라는 것이다. 게다가 부교감신경까지 같이
흥분하기 때문에 신장이나 소화기의 움직임도 활발해진다. 그래서 긴장하면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것이다.
흥분해서 머릿속이 텅 비거나, 시합에서 몸의 움직임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실패하는 것도
긴장으로 뇌의 기능이 엉망진창으로 되기 때문이다.
* 신장에서 여과되는 물의 양은 하루에 얼마나 될까?
인간은 하루에 얼마만큼 소변을 보고 있을까? 대답은 평균 1.5리터. 하지만 신장에서는
그의 120배나 되는 물이 여과되고 있다. 곧 180리터, 드럼통 하나의 분량이다.
신장에서 여과된 물은 99퍼센트 재이용된다. 수분뿐만 아니라 당, 염분, 나트륨
칼슘, 비타민, 아미노산 등도 마찬가지다.
5분마다 약 500밀리리터의 페이스로 처리된 수분은 체내를 한 바퀴 돈 다음 다시
신장으로 보내진다. 이 순환이 하루 7~8회 거듭되는 것이다.
우리 체중의 80퍼센트가 수분으로, 그것도 엷은 소금물인데, 여분의 염분이나 물을
몸에서 배출하고, 산이나 알칼리의 도를 조정하면서 체내의 모든 세포가 쾌적하게
지내도록 면밀하게 컨트롤하는, 그것이 바로 신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