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雜文]

담배, 그것이 문제이다

yoohyun 2003. 4. 25. 23:00

요즘 외국산 담배의 판매량이 부쩍 늘어 국산 담배 판매량을 훨씬 능가 하고 있다는 KBS TV의 보도를 보면서,  오래전 어느 고등학교 담에 "양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매국노이다" 라고 큼지막하게 써  붙여 놓았던 것이 생각났다.
양담배 단속반이 거리를 누비면서, 내뿜는 담배 연기만 보고도  귀신같이 양담배 흡연자를 가려내  잡아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담배 자판기에 어른이고 어린 학생이고 그저 돈 집어넣고 버튼만 누르면 양담배든 일본담배든 입맛대로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세월 참 좋아졌다.

처음 시중에서 수입담배가 판매되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일말의 양심 때문인가 구입 할 때 주위도 살피고  공연히 멋적어도 했다던데, 요즘은 오히려 당당한 폼으로 국산담배를 헐뜯기조차 한다니, 이건 뭐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  같다.
나는 그런 흡연자의 몰염치를 탓하기 이전에 전매청의 안이한 태도에 일침을 가하고 싶어진다.  보다 좋은 담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은 하지않고,  막대한 로열티 까지 지불하면서 어줍지 않은 "오마 샤리프"따위 서양배우 이름을  붙여 값을 올리는 처사는 무엇인가.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디스"라는 담배 이름이다. 하고많은 좋은 우리말 다 놔두고 "디스" 라니....  "This" = 이것은 불노장수에 만사형통이라도 된다, 이런 뜻인가.  
요즘 "마일드 세븐"이라는 일본 담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고 한다. 일본에서 한국인 기호에 맞도록 연구 개발하여 따로 한국수출용을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사실이라면 이 얼마나 무서운 상혼인가.
전매청은 각성해야 할 것이다. 품질향상이 언제나 가격인상보다 먼저이어야 하지 않은가. 전매청은 "마일드 세븐" 보다 더 질 좋고 값싼 우리 담배 제작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정에서는 담배가 폐암의 원흉임을 사랑하는 가족에게 각성시켜 하루라도 빨리 담배를 끊토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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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쓴 글인데, 읽어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열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