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문양 [民俗紋樣]

화려한 색의 마술, 단청

yoohyun 2004. 5. 28. 12:21
한국의 건축은 지붕 바깥쪽보다 화려한 처마 안쪽의 모습이 특징적이다.
그의 하나로 단청을 들 수 있는데, 우리들은 이 단청을 통해 조상의 미적 감각과 삶의 지혜 등을 엿볼 수 있다.
    


한국 고대의 건축 문화는 동양 건축 문화권 안에서도 중국계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 중국계 건축 문화는 주로 한족에 의하여 시작된 것으로 중국 본토를 중심으로 남쪽은 인도에까지 이르며, 동쪽으로는 우리 나라를 지나 일본에 이르고 또 북쪽으로는 몽고, 서쪽으로는 중앙아시아까지 넓게 전파되었다.

우리 나라는 지역적으로 북쪽이 중국 대륙과 연결되어 있어 일찍부터 문화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 따라서 생활의 기본 양식도 형태가 거의 유사하나,우리 고유의 토착 문화와 적절하게 융화시킴으로써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집의 벽, 기둥, 천장 등의 건축물에 여러 가지 빛깔로 상징적인 그림이나 문양을 그려 놓은 것을 말하는 단청 역시 한국적 색채를 띈다.

단청은 주로 청, 적, 황, 백, 흑의 5색을 기본으로 채색한다. 넓은 의미로는 그려 넣는 일 자체를 일컫는데,공예품, 조각 등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겨 놓은 것을 통틀어 단청이라 말하기도 하며 서예, 회화의 개념이 모두 들어가 있다. 건물에 시공된 채색뿐만 아니라 정화(幀畵)나 불화 등 모든 채색물 또한 이 범주에 들어간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단청이라 부르는 것은 주로 목조 건축물에 여러 가지 색으로 무늬를 그려 넣어 아름다움과 장엄함을 표현했던 장식을 가리킨다.현존하는 단청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5세기 경 고구려 시대의 고분 벽화가 있다.
한국의 단청은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데, 그 중에서도 불교적 요소가 강하게 담겨 있는 것으로 보여지므로, 불교의 색채관을 알면 그것이 단청에 어떻게 연관되는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단청은 크게 궁정 계통의 단청과 사찰 계통 단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약간의 차이점은, 궁궐과 관아의 건물이 사찰 건축에 비해 다소 정적이고 웅건한 맛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건축물에 단청이 필요하게 된 까닭은 다음 네 가지 가설이 일반적이다.
첫째, 목조 건축물의 영구 보존을 위하여,곧,건물에 칠을 하여 목재의 부식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둘째, 건축 재질의 열악함을 감추기 위해서인데, 이것은 우리 나라 목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나무의 표면이 매끄럽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
셋째는 궁전의 권위와 법당의 장엄함을 과시하기 위한 장식의 목적으로, 이후 단청다운 단청을 만들게 한 요인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넷째는 기념적인 성격으로 전시, 기록을 위한 목적이다.
원래 단청은 광물질의 안료를 사용하여 벌레가 먹지 않도록 목재를 튼튼하게 보강하면서 화려한 문양으로 구조적 표현을 높여 건물이 지닌 권위를 일반과 구분시키는 역할을 했다.  요즘은 안료가 화학 안료로 바뀌고, 목재의 기초 처리 방법도 변해 콘크리트에까지 단청 무늬를 그리게 되었지만 옛날 방법으로 칠한 단청은 햇볕이 드는 바깥 부분이 30년 이상, 그늘진 내부라면 100년 이상 퇴색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려 중기에 건축된 봉정사, 수덕사. 부석사 등에는 200년 전의 것으로 추측되는 단청 무늬가 지금도 기품이 넘치는 모습으로 간직되어 있다.

단청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대여섯가지를 말하는데,가칠 단청,긋기 단청, 모로 단청,얼금 단청이라고도 하는 금모로 단청,금 단청 갖은금 단청 등이 있다.
한편,단청 문양의 구성은 건축물의 부위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었다.
첫째 맨 위부분인 천상을 나타내는 부위에는 천계의 신격이 표현된 천장 문양을 그려 넣는다. 둘째는 그 아래 하늘 주위의 여러 상징적인 세계 등을 표현해 천장을 받치고 있는  부재에 상서로운 오색 구름, 무지개, 연꽃 장식을 그렸다. 셋째 하늘을 받치고 있는 기둥에는 오색 구름이나 성스러운 옷이 너울대는 문양을 그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둥 아래에 현세의 인물들의 권위와 존엄성을 표현한 붉은색, 푸른색으로 단조롭게 표현한다. 이 모든 것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 자연에 순응하여 자기가 일체가 되려는 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단아하게 처든 처마의 화려한 마술과도 같은 오색 빛깔 단청은 흙빛 기와와 묘한 조화를 이루며 오랜 세월 우리 눈에 익어 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