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雜文]
김치, 담가야하나 말아야하나....
yoohyun
2004. 6. 13. 00:56
오랜만에 동거인의 홈페이지에 들렀더니 김치선전을 하는 글이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실려있었다. 오잉?? 성질 괴팍하기로는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그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칼날이 웬일이람?
혹시 나더러 읽어보라고....? 그러고 보니 집히는 구석도 있어 공연한
지레짐작이 아닌 듯 싶다.
흔히 할머니 음식이 으뜸인양 말들을 하는데 내 경험상 이건 말짱 헛소리다.
물론 오랜 세월 동안 지긋지긋하게 반복한 일이니 손에 익고 노하우도 생긴건 사실이다.
하지만 첫째로 혀가 둔화되어 제대로 간을 볼 수 없고, 둘째로 눈이 어두워
재료배합이 아무래도 거칠게 될 뿐 더러, 셋째 정신마저 들락날락해서 양념을
곧잘 빠트리기 일쑤이니 제맛을 내려야 낼 수가 없지 않겠는가.
난 요즘 음식을 만들면서 간을 보지 않고 그냥 하던 식대로 적당히 해치운다.
끼니때마다 밥상머리에서 동거인이 아뭇소리 안하고 먹으면 간이 맞은거고,
조금만 이상하면 득달같이 무엇이 부족하다, 무엇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무엇을 좀 더 넣어야 되겠다, 하고 거침없이 내뱉는다.
그리고 자기 입에 딱 맞는 요리다운 것을 먹었을 때야 비로소 맛있다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김치이다. 김치 담글 때만큼은 버무린 다음에 꼭 간을 봐야 하는데, 난 그걸
생략하고 그대로 통에 넣어버리기 때문에 요즘은 늘 짜지 않으면 싱겁고, 영 맛이 없다.
물론 핑계는 있다. 많지도 않은 식구가 김치를 그다지 즐기지 않으니, 맛없으면
김치찌개를 끓이거나, 송송 썰어서 비빔국수 같은 거 해먹으면 된다는.....
근데 이 핑계가 까다로운 그 사람에게 통할 리가 없다. 맛없는 김치로는 무얼 해도
맛이 없다는 것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오죽했으면 김치광고를 그대로 놔두었을까.
나이 많은 어머니에게 차마 뭐라고 할 수는 없고, 그렇게 귀찮고 싫으면,
농약 없이 재배한 배추를 가지고 어머니의 손길로 만든 김치, 재료도 모두 국산이라는,
명품 유기농 김치라도 주문해 먹자는 저 나름의 배려에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이 먹은 것 무슨 훈장인양 앞세우는 내가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실려있었다. 오잉?? 성질 괴팍하기로는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그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칼날이 웬일이람?
혹시 나더러 읽어보라고....? 그러고 보니 집히는 구석도 있어 공연한
지레짐작이 아닌 듯 싶다.
흔히 할머니 음식이 으뜸인양 말들을 하는데 내 경험상 이건 말짱 헛소리다.
물론 오랜 세월 동안 지긋지긋하게 반복한 일이니 손에 익고 노하우도 생긴건 사실이다.
하지만 첫째로 혀가 둔화되어 제대로 간을 볼 수 없고, 둘째로 눈이 어두워
재료배합이 아무래도 거칠게 될 뿐 더러, 셋째 정신마저 들락날락해서 양념을
곧잘 빠트리기 일쑤이니 제맛을 내려야 낼 수가 없지 않겠는가.
난 요즘 음식을 만들면서 간을 보지 않고 그냥 하던 식대로 적당히 해치운다.
끼니때마다 밥상머리에서 동거인이 아뭇소리 안하고 먹으면 간이 맞은거고,
조금만 이상하면 득달같이 무엇이 부족하다, 무엇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무엇을 좀 더 넣어야 되겠다, 하고 거침없이 내뱉는다.
그리고 자기 입에 딱 맞는 요리다운 것을 먹었을 때야 비로소 맛있다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김치이다. 김치 담글 때만큼은 버무린 다음에 꼭 간을 봐야 하는데, 난 그걸
생략하고 그대로 통에 넣어버리기 때문에 요즘은 늘 짜지 않으면 싱겁고, 영 맛이 없다.
물론 핑계는 있다. 많지도 않은 식구가 김치를 그다지 즐기지 않으니, 맛없으면
김치찌개를 끓이거나, 송송 썰어서 비빔국수 같은 거 해먹으면 된다는.....
근데 이 핑계가 까다로운 그 사람에게 통할 리가 없다. 맛없는 김치로는 무얼 해도
맛이 없다는 것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오죽했으면 김치광고를 그대로 놔두었을까.
나이 많은 어머니에게 차마 뭐라고 할 수는 없고, 그렇게 귀찮고 싫으면,
농약 없이 재배한 배추를 가지고 어머니의 손길로 만든 김치, 재료도 모두 국산이라는,
명품 유기농 김치라도 주문해 먹자는 저 나름의 배려에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이 먹은 것 무슨 훈장인양 앞세우는 내가 한심스럽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