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熟年革命」 제1장  <渡辺淳一>

yoohyun 2009. 1. 15. 13:04
* 플라티나 세대의 맹세

일본인의 평균수명은 현재 남성이 대략 79세, 여성이 86세라고 합니다.
정년퇴직하고 나서도 20년이나 남았다는 뜻인데, 이 시기를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마지막 인생 10년, 20년의 삶이
그 사람의 일생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를 결정짓는 포인트가 된다는 건
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50대에 들어선 무렵부터 남은 시기에
살아갈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인은 나이를 먹으면 노인답게 조용히 살아가야한다는 선입견에 따라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안에 틀어박혀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늙음’을 후퇴적으로 여기고 있는듯 합니다만, 본래 ‘늙음’이란 더 마음 내키는 대로
즐겨야 하는 것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늙었어도 아름답게 치장을 한 멋지고 밝은 노인을
쉽사리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지지 않도록 일본 고령자들도 더욱 더 밖으로 나가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까지 노인이라거나 실버라는 호칭을 가지고 한데묶어
가리키던 고령자의 호칭을 바꿔야 하겠습니다. 명칭을 바꿨다고 해서 내용이
변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만, 명칭이 바뀌면 기분도 바뀌고,
스스로가 변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쪽도 변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내가 제창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플라티나 세대’라는 호칭입니다.
오랜동안 인생을 살아왔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마음속에 깊은 광채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이렇게 부르고 싶은 것입니다. 실제로 플라티나 라고 하면 골드 보다
상스럽게 번쩍이지 않고, 실버 보다 수수하지도 않은, 요란스럽지 않게
은근히 빛나는 세대. 그렇다면 이 플라티나 세대에 있어 삶의 모토는 무엇인가?
여기서 나는 ‘플라티나 세대의 맹세’로서 다음과 같은 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들은 이면 체면에 신경 쓰지 않고
언제나 끝없는 호기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을 쫓아다니면서
상대와 자신을 칭찬하는
센련되고 근사한
불량이 될 것을 맹세합니다

이상과 같은 맹세입니다만, 이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의 원점, 곧 모토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어느 의미에서는 지금까지의 노인상에 대한 반역입니다만,
나이에 걸맞게 늙는 것은 누구나 할수 있는 참으로 시시한 노릇입니다. 그보다는
‘나잇값 못하는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이 ‘나잇값 못하는’이란 말은, 어느
노인시설을 무대로 하여, 고령자의 다양한 인간상과 희비극을, 그리고 사랑과
에로스와 죽음을 그린 나의 소설 ‘에`아로르’에서도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예를들어 80세의 할머니가 새빨간 드레스를 입고 있으면 ‘’나잇값 못한다‘고 비웃습니다.
또, 70세의 할아버지가 젊은 여자아이를 좋아하면 ‘나잇값도 못하는 짓 그만두라’고
자식이나 주위 사람들이 말립니다. 헌데 이 ‘나잇값도 못한다’는 건 도대체 누가
정하는 것입니까? 대답은 간단하지요,  ‘세상사람’입니다.  

일본인들은 체면만 지키고 있으면 안심합니다. 모두들 점잖은 모양새를 하고 있으니
나도 수수하게 입자. 누군가가 사망하였을 때, 저 사람은 상가집에 밤샘하러 갈 것인가,
부의금은 얼마나 낼까, 하고 늘 주변의 눈치를 봅니다. 옆사람이 이렇게 했으니
나도 그렇게 하자고 수평적 가치관으로 생각하는 일에 익숙해져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옆집 아저씨 아줌마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닙니다. 모두 자기자신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 맞춰야 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는 동안 어느틈에
개성을 잃게 되고 자기자신까지 놓쳐버리고 맙니다. 남의 이목에만 신경쓰고 있다 보면,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허무하게 죽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건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나잇값 못 하듯’ 살기 위해서는 우선 나이라는 속박에서 자유로와져야 합니다
‘이 나이가 되었으니 이렇게 해야만....’ 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정년 후에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한 자기다운 삶에 철저해져도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세상 이목 같은 것에 신경 안쓰고, 언제나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걸
쫓아다니면서, 센련되고 근사한 불량이 되어, 인생 최후의 빛나는 시대를
구가하고 싶다, 그러한 바람을 담아, 이제부터의 시니어 세대, 그리고 그 예비군인
50세 이상 사람들의 진취적인 인생을 ‘플라티나 스타일’이라고 이름붙인 것입니다.
(계속)